책 소개
책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는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소박하고 조용한 행복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화려하거나 특별한 순간이 아닌, 평범한 하루와 소소한 일상에서 느끼는 안도감과 만족이 진짜 어른의 행복임을 강조합니다. 가족과의 대화, 건강, 작은 선물, 일상의 루틴, 그리고 별일 없이 지나가는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해줍니다.
이 책은 성공이나 큰 성취보다 ‘만족’이 더 어렵다는 사실, 그리고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전합니다. 또한, 타인의 시선이나 무례함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과 주변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갖는 것이 어른스러운 행복임을 일깨워줍니다.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는 바쁘고 치열한 현대인들에게, 조용하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진짜 행복을 찾는 법을 따뜻하게 건네는 책입니다. 일상에 지친 분들, 소소한 행복을 놓치고 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마음에 드는 문구들드
탤런트 홍진경씨는 행복이 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자려고 누웠을 때 마음에 걸리는 게 없는 것”, 나는 그게 내가 갖고 싶던 평범함의 정체라고 생각했다.
다정함은 체력에서 나온다. 달달한 사랑이나 찐한 우정도 결국 다 건강해야만 가능했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사람에겐 부모도 부부도, 결국은 남이다.
초등학생 시절 우리반 담임 선생님은 달리기 시합에서 3등안에 들지 못해도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찍어 주셨다. 정말 잘했다고, 끝까지 온 걸 축하한다고 진심으로 기뻐해주셨다.
실제로 그랬다. 명절날 부모님께 두둑한 용돈을 드리는 것은 뿌듯한 경험이었다. 조카의 돌반지를 턱하고 구매했을 때는 진심으로 즐거웠다. 아내가 갖고 싶어 했던 목걸이를 생일 선물로 사줬을 때는, 정말이지 스스로가 꽤 자랑스러웠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는 건 실화였다. 적어도 내 인생에서만큼은.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있다. 그것도 생각보다 싸게. 행복은 미루고 미룰 만큼 비싸지 않았다.
IMF로 잘나가던사업이 망했을때, 할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을때, 딸의 결혼식에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것이 얼마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아빠는 술을 더 많이 마셨다.
인생은 버티는 것만으로도 대단했다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다.
앉을 자리가 없는 역에서 매일 출근하는 것과 간신히 생긴 자리를 할머니에게 양보해드리는 것, 상사가 튀긴 끈적한 침도 매일 새것처럼 세수하고 털고 일어나 게으름 피우지 않고 모니터를 켜고, 신발 끈을 묶고 출근 도장을 찍는 그 삶이 사실 얼마나 굉장한 인생인지 넌 모를 거야.
언제는 화가 날 순 있지만, 언제나 화를 내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우리 좀 더 자주 아프자. 그리고 빠르게 낫자. 아프지 않기보다는 빠르게 나을 줄 아는 사람이 되자.
“얘, 너 늙으면 젤루 억울한 게 뭔지 아냐?” 나는 할머니를 동그랗게 쳐다봤다. “주름? 아냐. 돈? 그거 좋지. 근데 그것도 아냐. 할미가 젤루 억울한 건 나는 언제 한번 놀아보다 그것만 보고 살았는데, 지랄. 이제 좀 놀아볼라치니 다 늙어버렸다. 야야, 나는 마지막에 웃는 놈이 좋은 인생인 줄 알았다. 근데 자주 웃는 놈이 좋은 인생이었어.”
하루는 영화관람 전 저녁으로 충무김밥과 쌀국수를 먹는데 아내가 또 말했다. “조합이… 완벽한데?!” 피식. 나는 또 자그맣게 웃는다. 어느 날은 퇴근한 자신을 반기는 반려묘 미미를 보며, 또 어느 날은 집 가는 길 발견한 달짝지근한 군밤 가게를 보며 아내는 지치지도 않고 꾸준히 선언했다. “너무 행복하다.” 아내는 무심코 지나갈 만한 작은 순간들에도 그토록 자주, 새것이라는 듯 행복이라는 이름표를 붙여주었다. 조금은 부러워졌다.
모든 사이코패스가 살인자가 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법에 걸리지 않는 살인을 한다. 몸이 아닌 정신을 죽이는 것이다. 이들은 절대 누군가를 죽이지 않는다. 단지 죽고 싶게 만든다. 별 이유는 없다. 그게 더 편하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는 전자보다. 훨씬 더 섬뜩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습관적으로 타인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사람들이 있다. 작은 실수를 과하게 꼬집고 최대한 망신을 줘 주변의 편견을 조장하는, 그래서 자신의 입맛에 맞게 우리를 조종하려 드는 사람들이. 이들은 자신의 말에 무너지는 타인의 모습을 보며 역설적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는데, 가히 일상적 사이코패스라 표현할 만하다.
2020년 배우 오정세 씨는 남자 조연상을 수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100편의 작품을 하는 동안 어떤 작품은 성공하고 또 어떤 작품은 심하게 망했습니다. 분명 똑같이 열심히 했는데 결과는 전혀 달랐죠. 돌이켜보면 내가 잘해서 잘된 것도 내가 못해서 망한 것도 아닌 것 같아요”
자신과 맞지 않는 취향에 ‘이상하다’라는 말로 거리 두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독특하다’라는 말로 포용하는 사람이 있다.
‘언제부턴가 인생을 정말로 잘 살고 싶어졌다.’ 서울에 자가를 보유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또래보다 능력있는 직장인이 되고 싶었고 천재는 아니어도 교양만은 넉넉한 30대로 보이고 싶었다. 그래서 괴로웠다. 오늘은 언제나 부족한 나를 확인하는 과정이었기에 차마 내일로 넘어갈 수가 없었다.
무례한 사람들은 자신을 솔직하다고 소개한다.
어른에게도 어른이 필요하다. 만 19세가 넘은 모두를 어른이라 공인하기에 세상은 너무 빠르고, 어렵다.
그래서 나는 될 수만 있다면 내 자식에게 더 많은 부와 더 많은 자산, 더 많은 욕심을 물려주기에 앞서 ‘적당한 무지’를 물려주고 싶다. 인생을 딱 절반만 알아서, 인간을 너무 많이 미워하지도 세상에 대한 환멸을 너무 많이 느끼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몰라도 되는 것은 모를 수 있는 적당한 안온함을 물려주고 싶다.
살다보니 세상에서 젤로 힘든 게 성공이 아닌 만족이라고. 그때는 이해가 가지 않던 그 말이 이제와 사무친다.
조용한 게 좋다. 심심한 건 편안하다. 나른한 건 안정적이다. 짜릿함은 여전히 즐겁지만, 뭐랄까. 조금 피곤하다. 예상치 못한 일은 이제 기쁜 이벤트가 아닌 새로운 숙제다. 어제와 같은 하루가 나쁘지 않다. 즐거워할 일은 없지만 실망할 일도 없는 이 일상에 감사하게 된다. 나도 이제 어른이 다 됐나 보다.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짜리함보다는 안도감에, 특별함보단 일상적임에 더 가깝다. 아무 탈 없이 일할 수 있어서, 아픈 곳 없이 가족과 통화할 수 있어서, 희망은 없어도 절망도 없이 내일을 또 살아갈 수 있어서 행복할 수 있는 게 지금의 내 삶이다. 누군가는 그토록 조용한 인생에서도 행복을 발견할 수 있냐고 묻겠지만, 물론.
조용함은 웃을 일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울 일이 없는 상태니까. 기쁜일이 없는 하루가 아니라 나쁜일이 없는 하루니까. 아무일도 없이 지나간 이 조용한 하루들은 우리 인생의 공백이 아닌, 여백이니까.
나는 사진을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싫어했다. 사진 찍을 시간에 뭐 하나라도 눈에 더 담아야 옳게 된 여행이라고 여겼고 추억이란 볼 때가 아니라 떠올릴 때 더 깊은 맛이 난다고 꼿꼿하게 강론했다. 오산이었다. 젊든 늙든 우리의 뇌는 생각보다 많은 추억을 남겨주지 않았다.
어렸을 땐 큰 것을 해주는 것이 사랑이라 생각했다. 생일 선물로 최신형 윈도우 컴퓨터를 사주는 것. 계절마다 나이키 운동화를 척척 장만해주는 것. 청바지는 키 클 것을 생각하지 않고 딱 맞게 사주고, 작아지면 버리는 것. 그런 게 사랑이라 생각했다.
작은 것을 매일 해주는 게 실은 가장 큰 사랑인 줄도 모르고 어린날의 나는 그렇게 울어댔다.
나는 그저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작은 사랑을 가장 자주 주려한다. 큰 사랑을 모으고 모아 돌려줄 시간은 내게 남지 않았으니까.
나이가 들면 꿈보다 취미가 없는 게 더 슬프다.
가끔은 내일 보다 오늘 더 잘 살고 싶다.
‘아내와의 노후를 위해 필요한 돈은 얼마일까.’ ‘부모님이 은퇴하시면 용돈을 주기적으로 드려야 할 텐데 얼마가 적당하지.’ ‘아이가 생기면 무엇부터 물류주어야 하나.’ 미래에 대한 걱정이 본격적으로 끼어든 것도 모두 다 그때부터였다.
사람이란 의외로 행복 없이도 행복할 수 있다. 불행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우린 행복감을 느낄 수 있고 충분한 만족감도 얻을 수 있다.
도서정보
- 제목: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 저자: 태수
- 출판사: 페이지2북스
- ISBN: 979-11-6985-110-7 (0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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